문무겸비의 뜻을 담아, 일본 요리의 전통을 세계의 일상 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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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부

일본의 식문화를 지탱해온 와쇼쿠. 그 전통을 지키면서도 시대에 맞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 오사카 혼마치에 위치한 ‘Ajikitcho Bunbu-an’이다. 전후 일본 요리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명문 료테이 ‘킷초’의 흐름을 잇는 이곳은, 정통 일본 요리를 제공하는 한편, 가정용 냉동식품 개발과 해외 진출에도 도전하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Ajikitcho Co., Ltd.의 2대 대표 나카타니 류스케 씨에게, 가게 운영에 담긴 생각, 와쇼쿠의 미래, 그리고 세계 진출에 대한 비전을 들어보았다.

PROTAGONIST

나카타니 류스케 2대째

도시 빌딩 속에 ‘도심 속의 자연 생활’를 담다

오사카 혼마치. 도심 속 빌딩 안에 조용히 노렌을 내건 ‘Ajikitcho Bunbu-an’. 가게 안으로 한 걸음 들어서면, 도시의 번잡함을 잊게 만드는 차분한 공간이 펼쳐진다.
나카타니 류스케 씨가 내세우는 콘셉트는 ‘도심 속의 자연 생활’. 바쁜 일상 속에서도 조용히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자 하는 마음이 ‘Ajikitcho Bunbu-an’에는 담겨 있다.
“40년 동안 찾아주신 손님이, 세대가 바뀐 후에도 부모와 자식 두세 세대에 걸쳐 계속 방문해 주십니다. 아기였을 때 데려오셨던 아이가 성인이 되어 다시 찾아와 주었을 때는 정말 기뻤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나카타니 씨의 표정에서는 오랜 세월 가게를 지켜온 자부심과 손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묻어난다. Ajikitcho Co., Ltd.에는 자연과 사람이 고요히 어우러지는 시간이 흐른다. 그것이 바로 ‘Ajikitcho Bunbu-an’의 환대이다.

엄격했던 아버지와의 수련, 그리고 가게 이름에 담긴 특별한 감정

나카타니 류스케 씨의 아버지인 나카타니 후미오 씨는 일본 요리의 명문 료테이 ‘킷초’에서 주방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킷초의 창업자인 유키 테이이치 씨에게 독립 의사를 전하자, 요리 실력과 성실한 일처리를 높이 평가받아 “처음부터 가게를 차려 고생하지 말고, 여기서 해보는 게 어떻겠나”라는 말과 함께 신사이바시 다이마루 백화점 내의 ‘Ajikitcho’ 매장을 넘겨받았다. 류스케 씨가 요리인의 길을 의식하게 된 것도, 아버지 후미오 씨가 독립한 바로 그때였다. 당시 18세였다.

“가업을 잇는다면 ‘부모님이 기뻐하시겠지’ 하는 가벼운 마음이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25살에 Ajikitcho에 입사했을 때, 장인의 세계였기 때문에 중학교 졸업 후 이 길에 들어선 분들도 많아 저의 출발은 늦은 편이었죠. 게다가 아버지는 매우 엄격했고, 요리에 대한 타협은 절대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후 20년이 넘는 긴 수련 기간을 거쳐, 48세에 2대째로 노렌을 계승했고, 55세에 ‘Ajikitcho Bunbu-an’을 개업했다. 이 ‘Bunbu-an’이라는 이름에는 특별한 뜻이 담겨 있다.
아버지 후미오 씨와 어머니 다케코 씨, 두 분의 이름에서 각각 ‘문(文)’과 ‘무(武)’ 자를 따왔고, 여기에 아버지가 중요하게 여겼던 일본 고유의 정신인 ‘문무양도(문예와 무예를 함께 닦는다는 뜻)’를 더해 작명한 것이라고 한다.
가게를 열 당시 부모님은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가 가르쳐준 말을 노렌에 새겼다.

*한국에서는 문무겸비(文武兼備)으로 사용하고 일본에서는 문무양도(文武両道)로 사용되고 있다. 

“아버지는 종종 ‘칼솜씨만 뛰어나다고 해서 진짜 사무라이라고 할 수는 없다. 공부도 해야 진정한 사무라이다’라고 말씀하셨어요. 프로 요리사가 만드는 음식이라면 맛있는 건 당연하다. 그 위에 분위기와 서비스가 더해져야 진짜가 되는 거다, 라고 하셨죠.”

전쟁을 겪은 아버지가 끊임없이 되뇌던 말은, 지금도 류스케 씨의 마음 깊은 곳에 새겨져 있다.

계절에 어우러지는 것은 요리만이 아니다

나카타니 류스케 씨가 요리인으로서 지켜오고 있는 것은, 식재료에 대한 깊은 존경심이다. 한때 생명이었던 것을 다루는 만큼, 남김없이 모두 사용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손질 과정에서 잘려나간 자투리도 정성껏 활용해 요리에활용한다.

“SDGs라고 해서 그런 건 아니지만, 식재료를 낭비하지 않고 끝까지 사용하는 것은 예전부터 중요하게 생각해 왔습니다. 또, 가능한 한 ‘갓 만든 음식’을 제공하는 데에도 신경을 씁니다. 요리를 담는 그릇도, 이 음식에는 이 그릇이 어울릴 거라고 생각하며 매달 새롭게 골라 바꾸고 있어요. 멋을 아는 여성이 계절에 맞춰 옷을 고르듯이 말이죠.”

요리에는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계절의 흐름에 어우러지며,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을 소중히 여긴다. 매달 바뀌는 그릇에도 계절의 변화가 담겨 있다. 이것은 다도에서 비롯된 ‘환대’ 방식 중 하나이며, 가까운 사람을 초대해 소규모로 진행되는 ‘차카이세키(茶懐石)’의 원류 그대로, 최대한 심플하고 자연스러운 형태에 집착하고 있다.

료테이(料亭)의 맛을 가정에 전하는 방법은?

‘Ajikitcho Bunbu-an’은 진짜 일본 요리의 맛을 가정에 전달하기 위해 냉동 상품 개발에 나섰다. 가장 먼저 선보인 제품은 도미밥, 도미소면, 도미차즈케의 세 가지이다.
도미밥은 구운 도미와 다시를 냉동해, 집에서 지은 밥에 섞기만 하면 정통의 맛을 재현할 수 있도록 했다. 도미소면은 도미 뼈로 우려낸 다시에 소면을 더해, 집에서도 전문점의 맛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고안되었다. 도미차즈케는 도미회(사시미)를 진공 냉동하고, 참깨와 와사비를 곁들인 전용 다시와 세트로 구성했다.

“자택에서도 진짜 맛을 즐기셨으면 했습니다. 남성 손님은 접대 등으로 료테이의 맛을 접할 기회가 있지만, 집에 있는 부인이나 자녀는 그런 기회가 별로 없잖아요. 평소 집안일을 도맡아 외출이 어려운 분들에게도 ‘일본 요리’를 드셔보셨으면 해요.”

냉동 상품 개발은 현재 재고 관리나 물류 측면에서 과제가 남아 있다. 하지만 나카타니 씨는 ‘Bunbu-an’의 맛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이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냉동 상품이라면 EC 사이트나 해외 현지 판매와 같은 전략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와쇼쿠의 인기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나카타니 류스케 씨는 와쇼쿠를 둘러싼 현재의 상황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현재는 스시, 텐푸라, 라멘, 오코노미야키, 타코야키 같은 음식들만이 와쇼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원래 일본 요리는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고 자신이 먹게 될 요리를 가게에 맡기는 것이 본래의 방식이다.
맑은 국물이 나오고, 이어서 구이 요리가 나오며, 그 흐름을 천천히 음미하는 것—그것이 바로 일본 요리다.

“일본인이라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는 흐름이지만, 외국인에게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의 줄거리를 처음부터 다 알고 있으면 재미없잖아요.
무슨 요리가 나올지 모르는 그 의외성을 즐겨 주셨으면 합니다.
좋은 의미로 기대를 뛰어넘는 요리를 선보이고 싶어요.”

일본인이 해외 호텔에 가면 프렌치 코스를 즐기는 일은 흔하다.
그렇다면 와쇼쿠도 세계 일류 호텔의 메인 다이닝이 되어도 좋지 않을까.

나카타니 씨는, 해외에서 높아지는 와쇼쿠의 인기에 단순히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와쇼쿠 본연의 매력을 정직하게 세계에 전달하고자 하는 진심을 가지고 있다。

진짜 와쇼쿠를, 세계인의 일상 속으로

지역 사회를 위한 활동으로는, 어린이 식당을 돕거나 사찰 숙소의 정진 요리를 프로듀싱하는 등의 일도 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중타니 씨의 마음속에는 세계를 향한 큰 꿈이 자리하고 있다. 그것은 일본 요리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진짜 와쇼쿠를 각국의 일상 속에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베트남 하노이를 발판으로 삼아, 현지 자본과의 협력을 모색하면서 ASEAN 시장에 와쇼쿠 문화를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아직도 와쇼쿠가 비싸고 맛이 없다는 이미지가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 제공되는 와쇼쿠는 된장국에 다시가 들어있지 않은 등, 감칠맛의 본질이 빠져 있는 경우도 있어요. 호화로운 요리가 아니라, 일상의 식문화로서 제대로 된 맛을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지 식재료도 잘 활용하면서, 일본에서 전해야 할 것은 확실히 전달하고 싶습니다.”

해외에서 와쇼쿠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진짜를 전할 책임이 있다.
“말차 열풍처럼, 일본의 다음 식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나카타니 씨는 웃으며 말한다. 그 문화가 다시마일지, 된장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일본 요리의 깊이를, 그리고 부모로부터 이어받은 ‘문’과 ‘무’의 정신을 가슴에 품고, 나카타니 씨는 조용하지만 확고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INFORMATION

Ajikitcho Bunbu-an

1970년 5월(쇼와 45년), 기초(吉兆)의 창시자였던 고 유키 데이이치 씨의 뜻을 받아 다이마루 신사이바시점에 가게를 열고, 1972년(쇼와 47년)부터는 현재의 "아지킷초(味𠮷兆)"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였습니다.
이래로 초대 나카타니 후미오는 유키 데이이치 씨가 주장한 "세계적인 명물, 일본 요리"라는 이념을 고수하며 계승해 왔습니다.
현재는 2대째인 나카타니 류스케가 이 정신을 지키고 발전시키며, 주인과 주방장이 직접 조리와 담음새까지 신경 써서 오사카의 진정한 맛을 손님들께 선사하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설립
1972
웹 사이트
https://bunbu-an.jp/
Writer:
GOOD JOB STORY 編集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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